천주교 서울대교구 개포동 본당(주임 이경상 신부)은 9월 순교자 성월과 10월 묵주기도 성월을 맞아 기획전 길, 순교자 믿음 본받아를 오는 9월 3일(일) 개포동 본당 지하1층 이냐시오홀에서 개막한다. 본 전시는 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조한건 신부)가 기획과 연출을 맡았다.
본 전시는 개포동 본당 주보 성인이자 조선의 첫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아버지인 김제준(金濟俊, 1796~1839) 이냐시오 성인을 비롯하여 초기 한국교회 신자들의 삶과 신앙을 돌아볼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성 김대건 안드레와 그 아버지 김제준 이냐시오
성 김제준 이냐시오는 충청도 솔뫼에서 태어나 박해를 피해 서울과 용인을 거쳐 골배마실에 정착한다. 어느 날 골배마실에 이웃한 은이공소에 들른 모방 신부가 그의 장남 김대건을 신학생으로 선발하여 머나먼 마카오로 유학을 보내게 된다. 1839년 기해박해가 일어나자 아들을 외국으로 보낸 대역죄인으로 몰려 모진 형벌과 고문 끝에 한때 배교하였지만 다시 신앙의 길로 돌아와 1839년 8월 19일 서소문 밖 형장에서 순교한다.
순교자 16명 삶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
김제준의 아들, 김난식(金蘭植, 프란치스코, 1827~1873)의 증언이 담겨 있는 길이 5m 41cm의 「기해·병오 치명 증언록」(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소장) 전체가 처음으로 공개되어 주목된다. 증언자 김난식은 김제준의 아들로, 아버지와 형 김대건 신부를 포함하여 총 13명의 순교자를 증언하였다. 이와 함께 9명의 증언자들이 기해・병오박해 순교자 16명의 삶을 직접 목격하고 체험하거나 들은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영상으로 만나는 그리운 얼굴들
이번 전시에서는 김영걸 안드레아(1938~2013) 감독이 1970년에 촬영한 「순교자 유해와 지석 발굴 영상」(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을 볼 수 있다. 이 영상에는 김수환 추기경, 노기남 대주교, 오기선 신부, 이문근 신부가 5월 28일 중곡동 교회 묘지에서 이 에메렌시아와 무명 순교자의 묘를 발굴하여 명동 대성당 지하 묘역에 안치하는 과정이 담겨 있으며, 유해와 함께 발굴된 이 에메렌시아와 홍 발바라의 백자 지석도 확인할 수 있다.
본 전시는 2023년 9월 3일(일) 개막을 시작으로 묵주기도 성월이 마무리되는 10월 31일(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